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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In a Better World

boQueen 2011. 7. 8. 13:44


In a Better World (Danish title: Haevnen)
directed by Susanne Bier

씨너스에서 볼만한 영화 있나 하고 기웃거리다가 이 영화 제목을 보고... 호기심 꿈틀거려 검색해보니 호기심 활활 타오르며... 급 관심 생겨서... 결국 금요일 오전에 훌훌 혼자 관람하러 다녀왔다. 유후~~ 혼자만의 영화보기!!! 진정한 혼자놀기의 진수가 아니던가??

사진에 카라멜 팝콘 보인다. 한번 먹어봤다. 울 둘째놈이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궁금했던터라...그러나...너무 달다. 어쩜 저걸 혼자 다 먹을 수 있다냐? 난 먹다 남김....대단한 인보~

검색을 했던 터라... 무슨 내용인지 대충 짐작되고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고는 좋다는 내용과 별로라는 내용을 적절히 수용하며 나름대로 기대를 쌓아서 갔다. 그러기에 결코 그 기대에 실망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왜냐... 별로라는 내용도 꼼꼼히 읽어봤기 때문에...
이 영화가 좋았던 만큼 한계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총체적으로 봐서는 굿 쵸이스!!!

버뜨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well made이냐 줄거리가 좋으냐 아니냐가 아니고 우리를 향해 던지는 질문들. 그리고 뚜렷하게 찾기 힘든 해답들 때문에 고민하고 괴롭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보고 온 이후 내내 영화가 아른거린다. 짤막한 영화의 scene들. 빙빙 맴돌며 의문에 의문을 쏟는다. 신랑한테 침 튀어가며 이야기 해줬더니 딱 질색을 하더이. 그래... 보편적으로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생각해보라고 제시하는 것들은 결코 후련하게 한마디로 답을 줄 수 없는... 블랙 앤드 화이트가 아니다. 그래서 찜찜하고 그래서 머리가 지끈거린다. 마치 치워도 치워도 없어지지 않는 그런 것? 그래서 급하게 침대 밑으로 아니면 옷장에 황급하게 숨겨두고 잊어버리는 그런 것? 그런데 일상에서 꽤 많이 맞서야 하는 상황들에 스물스물 드리워진 그런 검은 그림자.


덴마크 감독 Susanne Bier가 이 영화로 2011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영화의 내용은 도대체 무엇인고 (살짝 spoiler 포함 할수 있음) ....
두 가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 중심에는 아들들과 아버지들이 있다. Elias는 스웨덴 출신으로 덴마크에서 엄마와 남동생과 산다. 아버지 Anton은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라 가끔식 집에 온다. Elias의 반으로 새로 전학 온 Christian은 런던에서 살다가 엄마를 암으로 잃고 아빠와 할머니 집이 있는 덴마크로 온다. 이 두 아이, Elias와 Christian은 학교에서 군림하는 bully한테 맞으면서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공의와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투철한 정신과 확신으로 Christian은 재빠르게 대응을 하고 bully가 다시는 폭력을 휘둘지 못하게 한다. 반면에 Elias의 아버지 Anton은 아프리카 난민캠프에서 환자들을 보는데 그곳의 동네 폭군 깡패가 내기로 임산부들의 배를 갈라놓는 비인간적인 일들을 일삼아 악명이 높다. 그런데 급기야 그 폭군이 다리부상으로 자신을 찾아온다. 의사로서의 임무 때문에 그를 치료해주고 보호해주지만....
Anton은 덴마크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별거중인 아내와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 그리고 Christian과 함께 외출했다가 둘째 아이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두고 싸우는 것을 말리다가 상대방 아이의 아빠한테 따귀와 폭언을 일반적으로 당한다. 아이들과 Christian은 왜 대항하지 않냐고... 왜 경찰을 부르지 않냐고... 불의에 몸을 떤다.
Anton은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면 결국 더 큰 폭력만 부른다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지만 Christian과 아이들은 아빠의 비겁함과 연약함으로 이해하며 그 폭력을 휘두른 아저씨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얼핏 보면 복수에 관한 영화이다. 아니... 얼핏이 아니라 복수를 다루는 내용이다. 실제로 덴마크에서는 영화 제목이 Haevnen 즉 "복수"로 개봉이 되었다고 한다. 감독의 말로는 자신이 선호하는 제목은 In a Better World란다. 복수라는 제목은 이 영화의 더 어둡고 무겁고 비관적인 면을 강조한다면 In a Better Worl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면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 영화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
그래도... 희망적인 영화라고 딱히 말하기에는 곤란하다. 보는 내내 갑갑한 마음과 안타까움과 해답없는 "욱"이 치솟기 때문이다. 계속 생각하게 하는 에피소드들. 상황들. 그리고 아이들의 반응들. 헉~ 정말 정곡을 찌르는 곳이 많더이. 특히나 아들만 둘 있는 어미로서 이 영화에 나오는 남자아이들의 심리와 동기 그리고 분노를 조금이나마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눈에 들어와서 마음이 짠했다. 꼭 내 아이들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 그런 극한 상황이 아닌 우리들의 일상에도 영화의 아이들과 같은 반응과 거짓말들을 나도 수없이 들은 것 같다. 아~~

노랗게 물든 먼지 풀풀 나는 태양이 작렬하는 아프리카의 땅. 그리고 푸르르다 못해 안개와 더불어 mystic하기 까지 한 덴마크의 초원과 바다의 빛나는 색감. 이 두개의 대립.... 그리고 조화.... 그리고 어쩌다보면 뒤엉킨 하나됨? 아마도 어수선한 난민 캠프와 차디찬 덴마크에도 폭력은 난무하고.... 고통은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후진국과 선진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더냐? 그런 것이었을까?

이외에도 죽음, 외도, 가족, 우정, 공권력의 어이없는 무기력함, 사랑, 용서, 인종차별 등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비빔밥처럼 비벼 넣었다. 감독... 상당히 욕심 있으신듯....ㅋㅋㅋ. 그러나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을 집어넣은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 곳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나도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살고 싶어도 항상 그렇게 좋은 일들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올바른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복수의 주체가 되기도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 어쩌면 너무 억울해 하지 말라는 것? 아니면... nothing is nobody's fault? 흠냐....

요즘 우리 한국사회를 보며 폭력이라는 말이 그렇게 생소하지 않게 느껴진다. 학교며 군대며... 폭력에 얽힌 탑뉴스들!
그렇다면 폭력과 경쟁이 난무한 이 사회에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폭력과 권력... 권위....그리고 그런 상황들을 늘상 있을 수 있는 것들로 또는 귀찮고 자신들과는 너무 상관없는 것으로 무책임하게 회피하는 authority. 어쩌면 우리는 폭력을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이 휘둘려지는 것을 내심 고소해하고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토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폭력에 관대한 것은 아닐까? 심히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그리고 혈기왕성한 남자들이 모이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진심으로.

폭력에 맞서는 것 또는 맞서지 않는 것이 단지 용기와 비겁함의 문제일까?
아니면 폭력을 참아내지 못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의 자유로움과 부적응 때문일까?

그렇다면 미쳐 날뛰는 무통제의 폭군에게는 무엇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일까? 그저 참아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자라는 우리 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보여줘야 하는 것일까???
난 그 아이들의 괴로움과 답답함.... 세상의 불합리성에, 부당함에 고함을 지르고 싶어 미치는 그 마음을 보며... 그것을 보며 함께 진저리를 쳤다.
난 뭐라고 준보 인보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복수의 끝은 무엇인가? 후련함인가? 아니면 복수는 모두의 파멸인가?

복수의 끝은 .... 어쩌면 이 영화에서는 희생과 용서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그래서 감독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걸까?

In a Better World.....



감독 Susanne Bier와의 인터뷰




영화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