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상자}                                            {할렐루야}

 


올해 겨울아시테지에서는 두개의 연극을 관람했다.

개막작인 국제레지던시의 [시간상자]와 덴마크 Batida 극단의 [할렐루야]라는 작품이다.

[시간상자]는 한국, 일본, 필리핀, 스리랑카, 네팔의 5명의 배우들이 이루는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무대이다. David Wiesner의 유명한 그림책 [Flotsam]을 토대로 하는 이야기이다.  Flotsam은 floating wreckage of a ship or its cargo라는 뜻이다. 즉, 해변에 밀려온 표류물이라는 뜻. 쉽지 않은 단어야...ㅋㄷㅋㄷ...





하여튼 이 책의 내용은 어느 해변가에 호기심 많은 소년이 놀다가 파도에 밀려온 아주 오래된 카메라를 줍는다. 이 카메라의 필름을 현상해 보니 아주 기막힌 바다속의 세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사진 한장이 있는데 그 사진에는 사진을 든 아이가 서있다. 그리고는 그 사진 안에도 한 아이가 사진을 들고 있고.... 끝없이 그 사진속 아이들은 이어지고... 현미경으로 마지막 사진에 한 소년이 서있는데... 흑백의 아주 오래된 배경의 사진이다.
과거의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점....
그것이 flotsam일까? 호기심? 모험? 상상력? 진실? 우리 자신?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그리고 어린 나이부터 볼 수 있는 책으로서는 참으로 심오하다. 역시 David Wiesner!!!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책이다! 그래서 이연극을 서슴없이 찜할수가 있었다.

아무튼... 이 그림책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다. 내용은 상당히 충실하다. 단지, 앞에 intro 부분에서 배우들이 각자의 나라를 소개하는 부분이 참신하고 인상적이었다. 이 연극의 상당 부분은 깔아놓은 하얀 모래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이용한다. 각 나라의 노래와 춤.... 다르면서 비슷한... 그런 모습들을 서로 비교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재미있었을 것 같다.

[할렐루야]는 사실... 난해 그 자체였다.
청소년극이라고 되어있는데...
나이 많은 청소년이 맞는 말인듯.... ㅋㅋㅋㅋ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고. 좀 수위도 높았고. 허나 웃기면서도 배우들이 직접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여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았다는게 다행일터.
노숙자와 아기. 그리고 할렐루야 은행의 직원들. 노숙자를 쫓고 남겨진 아기가 들어있는 상자. 아기를 발견하는 직원들. 그리고 아기는 울어버리고... 직원들은 어찌할바를 모르고. 아이를 달래보기도 하고, 불쌍히 여기기도 하다 확 도끼로 찍어버릴까 하다 결국 테이프로 막아버리는 이들. 상식 밖의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직원들. 그 아기는 소녀가 되고 소녀는 여자가 되어 돈과 이기에 쪄든 세상을 향해 할렐루야를 외치며 구원을 내린다.@@
쉽지 않은 내용. 거기다가 대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말 힘들게 유추해야 하는 실정~~ ㅋㅋㅋ.  총 9명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은행 직원들은 7대죄악을 상징한다고 한다



5년 넘게 아시테지를 봐오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선명해진다. 왜 그럴까? 흠...
좋은 연극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공연을 많이 접하므로 공연에 대한 친숙함으로 나중에 성장해서도 공연 보러 갈 수 있다는 점. 공연을 자주 보면 어떤 공연이 좋은지... 별로인지.. 깊은지... 그저그런지를 보는 눈이 생길 수 있다는 점.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연을 보면서 나의 공포를 나의 두려움을... 나의 꿈을... 나의 희망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 넘 과하게 봤나?

공연은 생각을 하게 한다. 왜 그랬지? 왜 이러지 않고? 왜 그런 말을 했지? 왜 울었지?
그 질문들을 위해 간다....

여름에는 또 어떤 공연들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해보게 된다... 좀 더 좋은 국내 공연들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the serious, lovable and s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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